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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하고 첫 자취를 시작하여 혼자 살며 드는 생각은 집이 좁으면 생각의 반경도 덩달아 줄어든다는 것이다.
왜 그러한가?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언제나 결핍과 욕망이다.
우리는 목이 말라야 물을 마시러 주방에 가고 요의가 있어야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본다. 밥과 김치만 먹어도 한 끼는 해결할 수 있으나, 더 풍성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우리는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 요리를 한다.
이 처럼 사람은 자신의 결핍과 욕망에 따라 행동이 결정되기 때문에 많이 움직이고 싶다면 삶을 많이 부족하게 만들거나 욕심이 매우 커야한다.
그런데 자취방에서는 공간이 좁아 내가 필요한 것을 매우 적은 에너지로 짧은 시간내에 해결할 수 있다. 손 만 뻗으면 물컵이 있고 화장실에 가기까지 5 걸음도 채 안되기 때문에 일상에서 발생하는 소소한 결핍과 욕망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좁은 공간에서 살다보면 빠르게 만족감을 얻는 경험이 반복되며 적은 노력으로도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삶의 방식이 학습된다.
그리고 이는 곧 더 큰 목표가 생겼을 때 적은 노력으로 성공하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곤함을 느끼거나 심한 경우 절망감과 함께 하려던 행위를 내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속으로 단정짓게 된다.
즉, 더 쉽게 포기하게 된다.
우리는 삶을 살면서 많은 도전과 결핍과 욕망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좁은 자취방에서 살며 쉽게 포기하는 버릇이 들어버린 젊은 세대는 이제 더 이상 노력하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하게 된다. 인스타같은 SNS에서 볼 수 있는 여러 화려하고 잘난 사람들의 삶은 노력하는게 힘들다고 느껴 지친 젊은이들의 삶에 패배의식과 비교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우울함을 더한다.
이러한 패배의식과 무력감은 사람을 억누르게 되고 억눌린 상황속에서 사람은 반드시 그 탈출로를 찾는다. 그 탈출로를 건강한 방식으로 찾는다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나의 노력으로 탈출로를 찾기보다 남을 끌어내려서 탈출로를 찾는게 더 쉽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남을 끌어내리는 일에 주목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남녀갈등, 세대갈등, 각종 혐오와 비난으로 나타난다. 즉, 현세대의 갈등과 혼란은 좁은 생활공간에서 비롯된 현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좁은 방안에서 갑자기 생각이 들어 이렇게 미친소리를 아무도 보지않는 블로그에 지껄여 본다.